삼성 베테랑 마무리 투수 오승환이 41살의 나이로 2022시즌을 준비한다(사진=스포츠춘추 김근한 기자)

[스포츠춘추=대구]

삼성 라이온즈 투수 오승환은 20대부터 40대까지 한 팀의 마무리 투수 자리를 굳건히 지킨 주인공이다. 데뷔 시즌 20대 초반부터 1군에서 활약을 시작한 오승환은 어느덧 불혹의 나이로 마운드에 오르는 노장이 됐다.

오승환은 2005년 프로 데뷔 뒤 네 명의 대한민국 대통령을 경험했다. 게다가 곧 정해질 새로운 대한민국 대통령과 함께 2022시즌을 시작한다. 그만큼 오승환은 오랜 기간 꾸준히 마무리 투수라는 자신의 입지를 지켜왔다. 

2021시즌은 ‘오승환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라는 표현이 딱 어울렸다. 오승환은 2021시즌 64경기 등판(62이닝) 2패 44세이브 평균자책 2.03 57탈삼진으로 KBO리그 역대 최고령 세이브왕에 올랐다. 불혹의 나이는 오승환에게 걸림돌이 아니었다. 

이제 오승환은 나이를 거스르려는 욕심보단 조금씩 떨어지는 기량의 속도를 늦추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언젠가 내 손으로 마무리 자리를 내려놓아야 한다”라며 마음을 비우는 자세도 엿보였다. 스포츠춘추가 41살 시즌을 맞이하는 오승환의 속내를 직접 들어봤다.

안 하면 불안한 운동 스트레스 내려놓기, '41살 오승환'에겐 중요한 캠프 과제다

오승환은 지난해 40살의 나이로 KBO리그 최고령 세이브왕에 등극했다(사진=삼성)

결혼 뒤 맞이한 첫 스프링캠프다. 신혼 생활은 어떤가.

결혼을 하니까 의외라는 반응이 많았다(웃음). 결혼을 안 한 후배들도 많이 물어보더라. 오히려 크게 바뀌지 않은 점이 없어서 신혼 생활이 좋다. 생활 패턴을 바꾸지 않고 더 행복한 생활을 보내고 있다. 

국내 캠프의 추운 날씨가 변수다. 비시즌 체중 감량도 이뤄진 건가. 

최근 대구 날씨가 추워서 제대로 된 야외 훈련이 쉽지 않은 건 사실이다. 그래도 핑계 삼을 건 아니다. 다른 구단들도 비슷한 상황이니까 지금 환경에 맞춰서 훈련을 잘해야 한다. 비시즌 동안 체중 변화가 크게 있었던 건 아니다. 1~2kg 정도 빠진 느낌인데 식단 조절도 해봤지만, 가장 좋은 건 기존 체중을 유지하는 거더라.

나이를 고려해 운동 강도를 조절하는 것도 있나. 

확실히 1년 전과 비교해 훈련 강도에 대한 스트레스를 내려놓고 캠프에 임하고 있다. 안 하면 불안한 그런 심리적인 스트레스를 극복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팀 우승에 힘을 보태기 위해선 부상을 안 당하는 게 중요하다. 20대 때 했던 강도로 훈련한다고 구속이 갑자기 늘어날 것도 아니지 않나. 몸에 너무 피로감을 주는 훈련을 강하게 하는 것에 대한 생각을 바꿨다. 

나이를 먹음에 따른 구속 저하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구속이 분명히 해가 지날수록 떨어지긴 할 거다. 다만, 그 떨어지는 흐름을 최대한 늦추려고 노력해야 한다. 솔직히 지금 몸 상태를 생각하면 구속이 더 나올 수 있겠단 욕심이 생기더라. 운동 방향성을 바꾼 게 어떤 구속 결과로 나오지 나도 궁금하다. 

2021시즌도 그렇고 2022시즌에도 삼성의 가장 큰 변수는 중간 계투진으로 꼽힌다. 젊은 불펜 투수들의 분발이 필요한 때다. 

우리 팀 불펜진을 염려하는 목소리가 컸다. 성적도 좋은 편이 아니었다. 그래도 지난해보다 더 나빠지진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최지광과 심창민이 없지만, 그 공백을 메워줄 새로운 젊은 투수들이 나올 것으로 믿는다. 후배들끼리 불꽃 튀는 경쟁을 펼쳐야 팀이 강해진다. 

"마무리 투수 자리가 버겁다면 그 자리에 안 나가야, 언젠가 내 손으로 내려놓을 때가 올 것"

오승환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오승환은 후배들과 비교해도 여전히 밀리지 않는 몸 상태를 자랑한다(사진=삼성)
오승환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오승환은 후배들과 비교해도 여전히 밀리지 않는 몸 상태를 자랑한다(사진=삼성)

과거 삼성 왕조 시절 계투진과 지금 계투진을 비교하면 어떤 느낌인가. 

그런 비교는 무의미하지 않을까. 선수 성향과 야구 트렌드가 그때와 비교해 다 바뀌었다. 내가 당시에 있었다고 ‘우리는 그때 이렇게 했어’라고 하면 ‘꼰대’나 ‘라떼는’ 이런 얘기가 나오지 않을까(웃음). 확실히 예전에 같이 뛰었던 불펜진이 정말 막강했단 건 인정할 수밖에 없다. 어린 시절엔 나도 1군 엔트리에만 들어갔으면 하는 바람이 컸다. 하나하나 보면 들어갈 틈이 없었다. 지금은 그냥 후배들과 편안하게 지내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웃음).

그만큼 오랜 세월이 흘렀는데 동갑내기 이대호 선수(롯데 자이언츠)가 2022시즌을 끝으로 현역 은퇴를 선택했다. 한국을 거쳐 일본과 미국 무대까지 함께 활약한 친구의 은퇴를 바라보니 어떤 감정이 드는가. 

솔직히 (이)대호의 은퇴가 실감이 안 난다. 동갑내기 친구인데 한국을 거쳐 일본 무대에서 같이 뛰고 대결한 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또 함께 활약했다. 정말 이렇게 만나기가 쉽지 않은 인연인데 그런 대호가 은퇴한다고 하니까 아직 실감은 안 난다. 최근 대호가 인터뷰에서 자신의 큰 몸에 대한 콤플렉스 얘길 꺼낸 걸 봤다. 그런 어려움을 극복하고 후배들에게 존경받을 만한 활약을 보여줬다. 정말 고생했고 수고했단 얘길 전하고 싶다. 

또래 선수들이 하나둘씩 떠나는 가운데 오승환 선수는 언제까지 마무리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궁금하다. 40대 마무리 투수는 정말 대단한 업적이다. 

마무리 투수라고 하면 팀이 이기고 있는 상황을 무조건 끝까지 지켜야 하는 위치다. 그 위치가 버겁다고 생각했을 때는 마무리 투수 자리에 나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언젠가 내가 스스로 그 자리를 내려놓을 줄 알아야 한다. 주위에서 내려가라고 하는 건 늦는 거다. 언제가 될지 아직 모르겠지만, 내 손으로 마무리 자리를 내려놓은 시기가 오지 않을까 싶다. 

2022시즌에도 마무리 투수라는 부담감과 책임감을 떠안아야 한다. 어떤 각오를 전하고 싶나. 

주변에서 주는 기대치를 부담감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다. 마운드 위에서 내 공을 잘 던지는 것에 집중하면 된다. 다른 생각을 할 이유는 없다. 지난해처럼 세이브를 최대한 많이 달성하고 싶은 마음은 있다. 그래도 가장 중요한 건 블론세이브를 최소화하는 거다. 팀이 이기는 상황을 마지막 순간까지 지켜야 한다. 그래야 지난해 아쉬움을 풀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오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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