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즌 연속 챔피언 결정전 진출에 성공한 안양 KGC 인삼공사(사진=스포츠춘추 이근승 기자)
2시즌 연속 챔피언 결정전 진출에 성공한 안양 KGC 인삼공사(사진=스포츠춘추 이근승 기자)

[스포츠춘추=안양]

안양 KGC 인삼공사는 디펜딩 챔피언이다. 2020-2021시즌 플레이오프에서 10전 전승을 기록하며 팀 통산 세 번째 우승 반지를 꼈다. 

농구계는 2020-2021시즌 KGC 우승 주역을 꼽는 데 이견이 없었다.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 제러드 설린저였다. 

설린저는 미국 프로농구(NBA)에서 뛰었던 선수다. 그는 2012년 NBA 신인선수 드래프트 21순위로 보스턴 셀틱스의 지명을 받았다. 설린저는 NBA 통산 269경기에서 뛰며 경기당 평균 10.8득점, 7.5리바운드, 1.8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경력만 보면 1997년 출범한 한국농구연맹(KBL)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설린저가 처음 KGC에 합류할 때 한 가지 우려는 있었다. 설린저는 허리를 다쳐 2년을 쉰 상태였다. 다른 구단들이 설린저 영입을 고민했지만 계약을 맺지 않은 이유였다. 

설린저는 실력으로 보여줬다. 설린저는 2020-2021시즌 정규리그 10경기에서 평균 26.3득점, 11.7리바운드, 1.9어시스트를 기록했다. KGC는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합류한 설린저의 활약에 힘입어 4위에서 한 계단 오른 3위로 정규리그를 마쳤다. 그리고 챔피언 결정전까지 압도적인 전력을 뽐내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설린저는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10경기에서 평균 27.8득점, 12.8리바운드, 4.4어시스트, 1.3스틸을 기록했다. 내·외곽을 자유자재로 넘나들고 공·수에서 완벽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농구계는 그런 설린저를 ‘설 교수’라고 불렀다. 

SPOTV 추승균 농구 해설위원은 “선수와 지도자로 수많은 외국인 선수를 봤다”“설린저는 그 가운데서도 차원이 다른 최고의 선수였다”고 말했다. 

“보통 공격이 뛰어난 외국인 선수는 주변 동료를 활용하는 능력이나 수비가 약하다. 설린저는 달랐다. 슛, 패스, 드리블, 리바운드, 공격, 수비 등 모든 게 완벽했다. 특히나 농구를 쉽게 했다. 상황에 딱 맞는 최고의 선택만 했다. 설린저가 KGC 중심을 잡아주면서 내국인 선수들의 장점이 완벽히 살아났다. 지난 시즌 KGC 우승 주역은 누가 뭐래도 설린저였다.” 추 위원의 얘기다. 


설린저 떠난 KGC, 또 한 번 챔피언 결정전에 올랐다 

제러드 설린저(사진=KBL)
제러드 설린저(사진=KBL)

제러드 설린저는 2020-2021시즌을 마치고 한국을 떠났다. 애초 허리 부상으로 2년을 쉬지 않았다면 KBL에 올 일이 없었다는 게 농구계의 공통된 생각이다. 안양 KGC 인삼공사 역시 건재함을 과시한 설린저와의 재계약에 목매지 않았다. 

2021-2022시즌을 앞두고 이탈자가 설린저 한 명인 건 아니었다. 주전 포인트 가드 이재도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취득해 창원 LG 세이커스로 떠났다. 

전력 보강이 있었던 건 아니다. KGC는 FA 시장에 참가하지 않는다. 김태술, 이정현, 이재도 등 FA 자격을 취득한 고액연봉자를 내보내기만 했다.  

KGC는 단단했다. 오세근, 양희종이 건재한 가운데 전성현, 변준형 등이 리그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특히나 국가대표 슈터 전성현의 활약이 눈부셨다. 전성현은 올 시즌 정규리그 54경기에서 평균 15.4득점, 2.2리바운드, 1.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그는 경기당 3.3개(1위)의 3점슛을 성공시켰다. 성공률은 39.3%(2위). 

SPOTV 추일승 농구 해설위원은 “전성현이 압도적인 기량을 뽐내고 있다”“KBL 역대 최고 슈터로 꼽힐만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전성현은 공을 잡자마자 슛을 던진다. 타이밍이 아주 빠르다. 수비가 있어도 흔들리지 않고 림을 가른다. 상대팀은 전성현이 슛을 던진다는 걸 알면서도 못 막는다. 변준형, 오세근, 대릴 먼로 등 패스와 스크린 등에 일가견이 있는 선수와 함께 뛰는 것도 전성현의 장점을 극대화한다.” 추 위원의 분석이다. 

KGC는 기존 선수들의 활약에 힘입어 2시즌 연속 챔피언 결정전에 올랐다. 정규리그를 3위로 마친 뒤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와의 6강 플레이오프를 3전 전승으로 마쳤다. 정규리그 2위 수원 KT 소닉붐과의 4강 플레이오프에선 1차전을 내준 뒤 2, 3, 4차전을 내리 이겼다. 전성현은 2시즌 연속 챔피언 결정전에 오른 비결 중 하나로 설린저를 꼽았다. 

“‘지난 시즌 설린저 덕에 우승했다’는 얘길 많이 들었다. 4강 플레이오프를 앞두고선 KT 서동철 감독께서 3전 전승으로 끝낼 것이란 자신감을 보였다. 그런 말들이 선수들을 하나로 뭉치게 했다. 어떻게든 이기고자 했다. 죽자 살자 뛰었다.” 전성현의 얘기다. 


챔피언 결정전 준우승 경험 없는 KGC, 마지막 순간엔 항상 웃었다

안양 KGC 인삼공사 슈터 전성현(사진=KBL)
안양 KGC 인삼공사 슈터 전성현(사진=KBL)

마지막 승부만 남았다. 안양 KGC 인삼공사의 챔피언 결정전 상대는 정규리그 1위 서울 SK 나이츠다. 

SK 전희철 감독은 내심 수원 KT 소닉붐이 챔피언 결정전으로 올라오길 원했다. 전 감독은 4월 24일 챔피언 결정전 진출을 확정한 뒤 “KGC를 만나면 준비할 게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가 있었다. SK는 올 시즌 KGC와의 정규리그 6차례 대결에서 1승 5패로 크게 밀렸다. 

변준형은 “(김)선형이 형과의 대결이 기대된다”“KBL에서 가장 기술이 뛰어난 선수”라고 말했다.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다. 강하게 부딪혀서 무조건 이기겠다. 챔피언 결정전에선 오마리 스펠맨이 부상을 털고 돌아온다. 스펠맨이 SK전에서 누구보다 강했다. 포지션마다 KBL 최고로 꼽히는 형들도 있다. 정규리그에서와 마찬가지로 자신 있다. 잘 준비하겠다.” 변준형의 말이다.  

KGC는 챔피언 결정전에 세 차례 올라 모두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챔피언 결정전에서 준우승을 기록한 적이 없다.

3월 27일 전주 KCC 이지스전 이후 팀 전력에서 이탈한 주전 외국인 선수 스펠맨이 돌아온다. 스펠맨은 무릎 부상에서 회복해 챔피언 결정전 1차전 출전을 준비 중이다. 

KGC 김승기 감독은 “선수들 간의 믿음이 아주 강하다”“어떤 선수든 동료를 위해 희생하고 도우려는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이것이 2시즌 연속 챔피언 결정전 정상에 도전하는 힘이다. 선수들의 기량도 몰라보게 좋아졌다. 누구 한 명을 콕 집어 칭찬할 수가 없다. 다 잘해주고 있다. 우리 팬은 더 이상 플레이오프 진출에 만족하지 않는다.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남은 기간 잘 준비하겠다.” 김 감독의 각오다.

챔피언 결정전은 5월 2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시작된다. 챔피언 결정전은 7전 4선승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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