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2022시즌 챔피언 결정전 MVP 김선형(사진 왼쪽)(사진=KBL)
2021-2022시즌 챔피언 결정전 MVP 김선형(사진 왼쪽)(사진=KBL)

[스포츠춘추]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문을 열었다. 

대어가 많다. 2021-2022시즌 챔피언 결정전 최우수선수(MVP) 김선형을 시작으로 ‘국가대표 슈터’ 전성현, ‘두목 호랑이’ 이승현, 한국농구연맹(KBL) 최고 인기 선수 허 웅 등이 FA 자격을 취득했다. 

‘대어’로 평가받는 선수들은 여러 구단의 관심을 받는다. 그들은 급할 게 없다. 구단마다 어떤 조건을 제시하는지 들어보고 선택하면 된다. 


1997년 출범 KBL, 프랜차이즈 스타가 로망인 시절 있었다

서울 SK 나이츠 김선형(사진=KBL)
서울 SK 나이츠 김선형(사진=KBL)

김선형은 2011-2012시즌부터 서울 SK 나이츠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SK에서 가장 큰 사랑을 받는 프랜차이즈 스타다. 

김선형은 올 시즌을 마치고 FA자격을 취득했다. 2011-2012시즌 프로 데뷔 후 두 번째 FA다.

김선형은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다”“내 가치를 인정받고 싶다”고 말했다. 김선형은 이어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SK에 몸담으며 연봉 조정 신청을 세 차례나 했다. 서운함과 아쉬움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두 번째 FA다. SK에서 잘 대우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믿고 있다.”

김선형은 이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 당연한 일이다.

김선형은 2021-2022시즌 챔피언 결정전 5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17.4득점, 6.8어시스트, 3.2리바운드, 1.2스틸을 기록했다. 정규리그 44경기에선 평균 13.3득점, 5.3어시스트, 2.5리바운드, 1.3스틸의 기록을 남겼다. 여전히 KBL 최고 가드다.

2007년 전주 KCC 이지스를 떠나 서울 삼성 썬더스로 이적해야만 했던 이상민. 이 이적은 이상민의 의지와 100% 무관했다(사진=KBL)
2007년 전주 KCC 이지스를 떠나 서울 삼성 썬더스로 이적해야만 했던 이상민. 이 이적은 이상민의 의지와 100% 무관했다(사진=KBL)

프랜차이즈 스타가 로망인 시대가 있었다.

추승균(KCC·1997~2012), 김주성(DB·2002~2018), 양동근(현대모비스·2004~2020) 등은 KBL을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다.

KBL 역대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이들이다. 프랜차이즈 스타는 최고의 선수만이 이룰 수 있는 로망이었다. 

2007년 봄이었다. 당시 FA 시장은 시끄러웠다. 영원한 'KCC 맨'으로 남을 줄 알았던 이상민(전 서울 삼성 썬더스 감독)이 삼성으로 향했다.

이상민은 1997-1998시즌 대전 현대 다이넷(KCC의 전신) 유니폼을 입고 KBL에 데뷔한 원클럽맨이었다. 당시 이상민은 KBL에서 가장 큰 사랑을 받는 선수였다. KCC 간판이었다. 이상민이 KCC 프랜차이즈 스타로 남는 걸 의심하는 이는 없었다. 

이상민은 2006-2007시즌을 마치고 자진해서 연봉을 삭감했다. 1억 원 이상이었다.

절친한 사이인 서장훈과 우승을 일구고 싶다는 게 표면적인 이유였다. 정확히 말하면 팀 우승을 위한 희생이었다.

1997-1998시즌부터 2006-2007시즌까지 이상민과 함께 뛰었던 SPOTV 추승균 해설위원(전 KCC 감독)은 “처음 그 소식을 접했을 때의 충격은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마음속이 슬픔과 분노로 뒤섞여 고통스러웠다”고 말했다.

추 위원은 이어 “내가 그 정도였다. 당사자인 (이)상민이 형은 어느 정도였겠나. 지금도 당시를 떠올리면 아쉬운 부분이 많다”고 했다.


더 이상의 '프랜차이즈 스타'란 로망은 없다

FA 자격을 취득한 국가대표 슈터 전성현(사진=KBL)
FA 자격을 취득한 국가대표 슈터 전성현(사진=KBL)

시대가 바뀌고 세대교체가 이루어졌다. 프랜차이즈 스타는 매력을 잃었다. 

2021-2022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취득한 또 다른 선수는 “프랜차이즈 스타를 꿈꾼 몇몇 선배를 봐왔다”“영광보단 희생과 상처가 더 많았다”고 말했다. 

“‘가족 같다’는 말 많이 하지 않나. ‘가족이나 다름없다’는 이유로 연봉 협상 등에서 희생하는 걸 봐왔다. 바뀌어야 한다. 거창한 건 아니다. 연봉은 구단이 생각하는 내 가치다. ‘가족처럼 소중한 존재’라면 그만큼 대우해주면 된다.” 앞의 선수의 솔직한 얘기다. 

예년보다 이야깃거리가 많은 FA 시장이다. 시즌 종료로 활력을 잃은 농구팬들에겐 아주 좋은 선물이기도 하다.

FA 자격을 취득한 모든 선수가 똑같은 입장인 건 아니다. 

2021-2022시즌 출전 시간이 부족했던 선수들은 더 많이 뛸 수 있는 팀을 원한다. 지도자의 성향과 팀 분위기를 비중 있게 고려하는 선수도 있다. 그들은 다양한 지도자와 팀을 경험하는 게 은퇴 후 삶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

핵심은 FA 자격을 취득한 선수가 무엇을 원하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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