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우성종합건설 오픈 정상에 도전하는 윤성호(사진=스포츠춘추 이근승 기자)
제4회 우성종합건설 오픈 정상에 도전하는 윤성호(사진=스포츠춘추 이근승 기자)

[스포츠춘추=영암]

윤성호(26·휴셈)는 엘리트 코스를 거쳤다.

윤성호는 2013년부터 2014년까지 국가대표 상비군에 이름을 올렸다. 2015년엔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2018년엔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1부)에 데뷔했다. 그해 휴온스 셀러브리티 프로암에선 준우승을 차지하며 골프계의 눈을 사로잡았다. 

윤성호는 제 기량을 마음껏 펼치지 못했다. 2020년엔 11개 대회에서 모두 컷오프됐다. 이유가 있었다. 가정사였다. 골프에만 집중할 수 없는 시간이 이어졌다. 

윤성호는 이를 악물었다. 골프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죽을힘을 다했다. 

8월 13일. 윤성호는 전라남도 영암군 사우스링스 영암 카일필립스 코스에서 열린 제4회 우성종합건설 오픈 3라운드에서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윤성호는 14일 생애 첫 KPGA 코리안투어 정상에 도전한다. 스포츠춘추가 힘든 시기를 이겨내고 KPGA 코리안투어 첫 우승에 도전하는 윤성호를 만났다.


윤성호 “머릿속이 ‘우승’으로 가득하면 제 플레이 안 나온다”

KPGA 코리안투어 첫 우승에 도전하는 윤성호(사진=KPGA)
KPGA 코리안투어 첫 우승에 도전하는 윤성호(사진=KPGA)

제4회 우성종합건설 오픈 3라운드에서 이동민과 공동 선두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3라운드 초반 살짝 흔들렸습니다. 예선을 마치고 본선에 돌입한다는 생각에 긴장한 것 같아요(웃음). 평정심을 찾고 제 플레이를 펼칠 수 있도록 힘썼습니다.

2018년 KPGA 코리안투어에 데뷔한 이후 첫 우승 기회입니다. 

우승 기회에서 미끄러진 경험이 많습니다. 욕심내지 않으려고 해요. 머릿속이 ‘우승’으로 가득하면 제 플레이가 안 나옵니다. 샷 하나하나에 집중하겠습니다. 후회 남기고 싶지 않아요. 

골프계가 윤성호의 우승을 기대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2020시즌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습니다. 11개 대회에 출전해 단 한 번도 컷을 통과하지 못했죠. 올 시즌엔 10개 대회에 출전해 단 세 차례만 상금을 받았습니다. 

태극마크를 달고 여러 대회에 출전했습니다. 한국 아마추어 골프 선수권대회에선 2연패를 기록했어요. KPGA 코리안투어 데뷔 시즌인 2018년엔 휴온스 셀러브리티 프로암에서 준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금세 ‘우승할 것’이란 기대를 받았죠. 부담이 컸습니다. 3라운드까지 잘 치고 마지막 라운드에서 미끄러지는 일이 반복되면서 심리적으로 위축됐어요. 여기에 가정사가 겹쳤습니다. 


“집에 안 좋은 일이 하나둘 겹치면서 골프에만 집중하기 어려웠다”

힘든 시기를 극복 중인 윤성호(사진=KPGA)
힘든 시기를 극복 중인 윤성호(사진=KPGA)

가정사요?

집에 안 좋은 일이 하나둘 겹쳤어요. 솔직히 골프에만 집중하기 어려웠습니다. 속으로 “내가 왜 이런 일들을 겪어야 하나”란 생각을 매일 했어요. 너무 힘들었습니다. 

지금은 괜찮은 겁니까.

제가 해야 할 일에 집중하면서 조금씩 나아지고 있어요. 가정사는 제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느꼈습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제가 할 수 있는 게 없더라고요. 

아.

매일 골프로 성공하는 상상을 해요. KPGA 코리안투어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윤성호를 상상하죠. 더 큰 무대에 도전하는 저를 꿈꾸고요.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려고 합니다. 

힘든 시기를 이겨내고 있습니다. 골프가 여전히 재밌습니까. 

말로 표현 못할 정도로 재밌어요. 직업을 잘 선택했다는 생각입니다. 처음 접한 운동이 골프는 아니었어요. 

다른 운동을 했습니까. 

초등학교 땐 태권도에 푹 빠져 있었습니다. 종일 태권도장에 있었죠. 아버지께선 골프를 좋아합니다. 제가 골프 선수의 길을 걷길 바랐죠. 아버지께선 태권도에 빠진 저를 데리고 골프장으로 향했습니다. 아버지가 “공 몇 개 쳐 봐라”라고 해서 해봤는데 아주 재밌는 거예요.

골프의 어떤 매력이 태권도에 빠진 소년의 마음을 사로잡은 겁니까. 

처음엔 우드로 100m를 보내는 게 목표였어요. 그걸 이뤘을 때의 감정을 생생히 기억합니다. 우승한 것처럼 행복했죠. 골프채에 공이 정확히 맞았을 때의 희열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졸업을 앞두고 골프를 시작했어요. 남들보다 늦었죠. 골프를 만나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힘들 때 힘이 되어준 분들에게 반드시 보답하겠다”

윤성호는 KPGA 코리안투어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을까(사진=KPGA)
윤성호는 KPGA 코리안투어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을까(사진=KPGA)

2022시즌에만 22개 대회가 펼쳐집니다. 2주에 한 번꼴로 대회가 열리는 건데요. KPGA 코리안투어에서 가장 많은 대회가 열리는 한 해입니다. 힘들진 않습니까. 

대회 후반으로 갈수록 힘들다는 걸 느껴요. 잘 먹고 푹 쉬는 게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개인적으론 숙면에 신경 쓰고 있어요. 일찍 자려고 하죠. 너무 많이 자는 건 경계합니다. 몸이 더 무거울 수 있거든요. 2022시즌 전반기를 마친 뒤 웨이트 트레이닝에 집중했습니다. 체력 관리 잘해서 후회 없는 경기 이어가고 싶어요. 

2022시즌 후반기 첫 대회인 제4회 우성종합건설 오픈을 앞두고 수도권에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다행히 이번 대회가 열리고 있는 사우스링스 영암CC엔 비가 내리지 않고 있는데요. 대회를 앞두고 폭우 걱정은 없었습니까.

많았죠. 비가 오면 제 플레이를 펼치는 데 어려움이 많습니다. 잔디에 물이 고이면 공이 멀리 안 나가요. 그립을 계속 닦아줘야 하고 우산을 챙겨야 하죠. 무더위 외엔 크게 힘든 점이 없는 대회입니다. 잘 마무리하고 싶어요. 제게 힘이 되어주고 있는 분들이 계십니다. 

예를 들면?

지산 골프아카데미에서 훈련하고 있습니다. 이준석 원장께서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으세요. 올 시즌 전반기 마지막 대회였던 아너스K·솔라고CC 한장상 인비테이셔널부턴 휴셈이란 스폰서가 생겼습니다. 휴셈 이철호 사장께서도 골프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계십니다. 금전적인 문제가 해결되면서 마음에 안정감이 생겼어요. 

힘들 때 큰 힘이 되어주고 있는 사람이 더 있을 듯한데요. 

가족이죠. 아버지께선 항상 긍정적인 이야기를 해주세요. 어머니는 제가 나태해지지 않도록 중심을 잡아주십니다. 항상 제 편에 서주는 여자친구도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보답하겠다”는 말만 했어요. 그 말에 책임을 더하고 싶습니다. 

골프계에서 어떤 골프인으로 기억되고 싶습니까. 

존경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골프 잘 치는 사람은 수두룩합니다. 실력이 빼어난 모든 이가 존경받는 건 아니에요. 실력만큼 인성도 훌륭해야 존경받을 수 있습니다. 쉬운 게 아닌 거죠. ‘따뜻한 사람이 골프도 잘 친다’는 얘길 듣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얘길 꼭 하고 싶어요. 

네. 

대회 숫자나 관심도 등을 객관적으로 보면 한국 남자 골프가 여자 골프와 비교해 뒤처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남자 골프도 아주 재밌다는 걸 보여드리겠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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