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준석의 투구 장면(사진=스포츠춘추 DB)
심준석의 투구 장면(사진=스포츠춘추 DB)

[스포츠춘추]

운명의 날이 밝았다.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진출과 KBO리그 사이에서 햄릿처럼 갈등해온 덕수고 심준석의 진로가 오늘 판가름난다. 이미 학교에는 미국행 결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직 드래프트 참가 신청 마감 시간이 남아있어 최종 결과가 주목된다.

아마야구 정통한 관계자는 16일 오전 스포츠춘추와 통화에서 “심준석이 아직 KBO에 신인드래프트 참가 신청서를 내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올해 드래프트 참가신청은 오늘 자정 마감된다. 이때까지 신청하지 않은 선수는 올해 신인드래프트 참가 자격이 사라진다. 

고교 최대어 심준석의 드래프트 참가 여부는 국내 구단은 물론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주목하는 핫이슈다. 심준석은 최고 157km/h 광속구를 던지는 대어급 유망주로 올해 한화 이글스의 전체 1순위 지명이 유력하다. 그러나 심준석이 드래프트에 불참하면, 한화는 서울고 김서현 혹은 충암고 윤영철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 2순위 KIA 타이거즈를 시작으로 1라운드 전체 판도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일단 심준석은 미국 진출에 무게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앞의 야구 관계자는 “심준석이 지난 12일 대통령배 경남고전이 끝난 뒤 학교 측에 미국행 의사를 전달했다. 미국 진출로 90% 정도 기울었다며 드래프트 불참 뜻을 전했다”고 알렸다. 

또한 왼발가락 피로골절로 남은 경기에 불참하겠다는 뜻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덕수고는 심준석이 빠진 8강전에서 안산공고에 2대 10 콜드게임 패배를 당했다.

그렇다면 심준석의 미국 진출 가능성은 어느 정도일까. 스포츠춘추가 접촉한 몇몇 미국 구단 스카우트는 “우리 구단은 심준석 영입에서 손을 뗀 상태”라고 밝혔다. 미국 구단들과 긴밀하게 교류하는 구단 관계자도 “솔직히 미국 구단들의 관심이 지난해만큼 크지는 않은 게 사실”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심준석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보라스 코퍼레이션 측이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대상으로 홍보자료를 배포하는 등 적극적인 영업에 나섰고, 현재는 3개 구단 정도가 심준석에게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염두에 두고 KBO행 다리를 불사르고, 미국 도전에 ‘올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아직 심준석의 드래프트 불참을 100% 속단하기는 이르다. 드래프트 참가신청 마감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심준석 측도 ‘드래프트 참가신청이 몇 시 마감인지’ 문의하는 등 참가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는 않은 상태다. 한 지방구단 스카우트는 “드래프트 신청이 마감될 때까지는 기다려 봐야 한다. 작년 조원빈처럼 일단 참가 신청한 뒤 드래프트를 앞두고 미국행을 선언하는 경우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심준석을 격려하는 정윤진 감독(사진=스포츠춘추 배지헌 기자)
심준석을 격려하는 정윤진 감독(사진=스포츠춘추 배지헌 기자)

만약 심준석이 미국에 진출한다면 지난해 조원빈과 비슷한 절차를 밟을 것으로 관측된다. 조원빈은 드래프트 직전 미국 진출을 선언한 뒤 미국으로 출국, 쇼케이스를 열고 미국 대학 연습경기에 출전하며 미국 구단들과 협상했다. 이후 미국 구단의 국제 계약금이 초기화된(총액 475만 달러) 올해 1월 16일에 세인드루이스와 계약 소식을 발표했다.

심준석 역시 지금 당장 계약보다는, 일단 미국으로 건너가 몸값을 끌어올리는 시간을 가질 가능성이 있다. 미국야구에 정통한 관계자는 “현재 미국 구단 중에 국제계약금 한도가 30만 달러 이상 남은 팀이 몇 팀 안 된다. 바로 계약보다는, 미국에 가서 소속사인 보라스 트레이닝 센터에서 몸을 만들고 제구 문제를 개선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을까 싶다. 이후 쇼케이스를 통해 만족할 만한 몸값에 계약하는 쪽을 선호하지 않겠느냐”라고 바라봤다.

올해 심준석이 보여준 퍼포먼스로는 KBO 1순위로 지명돼도 만족스러운 수준의 계약금을 받기 어렵다. 한화가 아닌 다른 구단 관계자는 “한화는 작년에 고교 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올린 문동주에게 계약금 5억 원을 안겼다. 올해 심준석의 성적으로 그만큼의 계약금을 받기는 어려울 수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구단과 50만 달러 이상에 계약한다면 KBO 잔류보다 만족스럽게 여길 수도 있지 않겠나”라고 바라봤다.

드래프트 신청 마감까지는 이제 두 손으로 꼽을 정도의 시간만이 남았다. 남은 11시간 동안 고교 최대어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온 야구계가 숨죽인 채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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