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뒤 FA 자격이 주어지는 양의지(사진=NC)
올 겨울 뒤 FA 자격이 주어지는 양의지(사진=NC)

[스포츠춘추]

LG 김현수에 이어 또 한 명의 ‘백투백’ 100억 클럽 멤버가 탄생할까. 생애 두 번째 FA를 앞둔 국가대표 포수 양의지가 후반기 맹타를 휘두르며 주가를 올리고 있다. 원소속팀 NC 다이노스는 물론 포수가 약점인 팀들의 치열한 구애 경쟁이 예상된다.

양의지와 NC 다이노스의 4년 FA(프리에이전트) 계약은 올해가 마지막이다. 양의지는 지난 2019시즌을 앞두고 4년 총액 125억 원을 받는 조건으로 NC 유니폼을 입었다. 2018시즌 꼴찌였던 NC는 양의지 합류와 함께 바로 가을야구에 복귀했고, 2020년에는 창단 첫 통합 우승까지 이뤘다. 

양의지의 아름다운 4년. 2022년은 현재 진행형이다(통계=스탯티즈)
양의지의 아름다운 4년. 2022년은 현재 진행형이다(통계=스탯티즈)

NC와 함께한 지난 4년간 양의지는 31일 기준 489경기에서 타율 0.323 99홈런 372타점 OPS 0.975의 신묘한 성적을 거뒀다. 합류 첫해부터 타율 0.354에 20홈런의 좋은 성적을 냈고 2, 3년차 시즌에는 2년 연속 3할 타율-30홈런-100타점 이상을 기록했다. 

올해는 전반기 코로나19 여파로 주춤했지만 후반기 타율 0.337, 8월 타율 0.422로 양의지다운 모습을 되찾았다. 양의지가 4년간 기록한 wRC+(조정 득점창출력) 160.8은 역대 만 32세~35세 타자 가운데 1위에 해당한다. 21.92승의 WAR도 최형우(23.47승), 최정(22.27승) 다음가는 성적이다.

“올겨울 포수 FA 가운데 유일한 특 S급” NC는 물론 롯데도 관심 보일듯

양의지는 만 35세 나이에도 여전한 기량을 자랑한다(사진=NC)
양의지는 만 35세 나이에도 여전한 기량을 자랑한다(사진=NC)

4년 만에 다시 나오는 FA 시장에서도 양의지의 인기는 여전할 전망이다. 수도권 구단 관계자는 “올겨울 시장에 나올 포수 FA 가운데 ‘특 S급’은 양의지 하나뿐”이라고 했다. 예비 FA 박동원, 유강남, 박세혁도 좋은 포수지만 종합적인 기량과 경험 면에서 양의지에 견줄 만한 포수는 보이지 않는다. 앞의 관계자는 “양의지와 다른 포수 FA들은 시장 자체가 다르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4년전 그랬던 것처럼, 올 겨울 FA 시장 상황도 양의지의 편일 가능성이 높다. 포수 FA에 군침을 흘리는 팀이 한둘이 아니다. 원소속팀 NC부터가 양의지 잔류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참이다. NC로서는 공수 기량은 물론 선수단 내 영향력이 절대적인 양의지를 순순히 다른 팀에 내줄 수 없는 노릇이다. 

당장 양의지가 빠지면 NC 포수진은 우울했던 2018년 모습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작년 2번 포수였던 김태군은 트레이드로 삼성에 넘겨줬다. 차세대 안방마님으로 큰 기대를 걸었던 김형준은 상무 전역을 앞두고 무릎 십자인대가 손상돼 수술대에 올랐다. 내년 시즌 출전이 가능할지도 미지수다. NC에겐 양의지가 반드시 필요하다.

포수 보강이 절실한 롯데 자이언츠도 양의지 영입전에 뛰어들 후보로 꼽힌다. 롯데는 2년 전 겨울 김태군, 이지영 등 FA 시장에 나온 포수들을 그냥 지나쳤다. 대신 트레이드와 내부 육성으로 포수난을 해소하려고 시도했다. 그러나 2년이 지난 지금도 롯데의 포수 약점은 여전하다. 대형 포수감인 유망주 손성빈도 군복무를 마치고 1군 주전포수로 성장하려면 최소 2~3년은 걸린다. 

리그 최고 포수 양의지를 데려와 포수 구멍을 채운 뒤, 젊은 포수들의 성장을 기다리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최근 3년간 선수단 연봉 총액을 반으로 줄인 롯데는 ‘샐러리캡’ 부담에서 자유로운 팀 가운데 하나다. 타 구단에선 롯데가 올겨울 FA 쇼핑을 위해 지난 겨울 총알을 아껴뒀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역대급 포수 5명의 만 35세~39세 기록(통계=스탯티즈)
역대급 포수 5명의 만 35세~39세 기록(통계=스탯티즈)

기존 주전포수가 FA 자격을 얻는 팀 중에서도 양의지 구매자가 나올 수 있다. KIA는 시즌 초 트레이드로 데려온 박동원이, LG는 프랜차이즈 포수 유강남이, 두산은 박세혁이 시즌 뒤 FA 자격을 얻는다. 공교롭게도 세 팀 다 주전포수가 어딘가 아쉬움이 남는 성적에 그치고 있다. 

이 중 몇몇 구단은 현 주전포수의 기량에 대해 수뇌부와 코칭스태프의 불만이 크다는 얘기도 나온다. 기존 포수에 만족하지 못하는 팀이 확실한 안방 업그레이드를 꾀하려면 양의지만큼 좋은 카드가 없다. KIA는 양의지의 고향팀이고, 두산은 양의지의 친정팀이란 점에서 그림도 그럴듯하다. 

“양의지, 이번에도 100억원 이상 받는다” 역대 2호 ‘백투백’ 100억 클럽 가나요

양의지와 박건우(사진=NC)
양의지와 박건우(사진=NC)

일찌감치 올겨울 FA 시장 최대어를 예약한 양의지를 데려오려면 과연 얼마를 써내야 할까. 복수의 야구 관계자는 “이번에도 양의지가 ‘100억 클럽’에 가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역대 FA 가운데 계약 총액 100억원을 넘긴 선수는 총 10명. 이 가운데 두 차례 100억대 계약을 따낸 선수는 LG 김현수가 유일하다. 만약 양의지가 또 한 번 100억대 계약에 성공하면, 역대 두번째 백투백 100억 클럽 가입자가 된다.

내년 만 36세가 되는 나이는 큰 문제가 아니다. 올 시즌 양의지는 31일까지 포수로 73경기에 출전해 565이닝을 소화했다(96경기 739이닝 페이스). FA 계약 4년차 시즌에도 1년차 때와 거의 비슷한 빈도로 포수 마스크를 쓰고 있다. 

비록 블로킹, 도루저지 등의 세부 지표는 전성기보다 다소 떨어졌지만, 특유의 능글능글하고 능수능란한 경기 운영 능력은 여전하다. 8월에만 홈런 6방을 날린 공격력도 명불허전이다. 대체불가 존재감과 구단간 경쟁, B등급 FA라는 이점까지 감안하면 올겨울에도 양의지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을 전망이다. 

역대 100억 클럽 가입자와 계약 첫해, 마지막해 나이.
역대 100억 클럽 가입자와 계약 첫해, 마지막해 나이.

수도권 한 구단 관계자는 “양의지가 이번에도 100억원 이상 받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다른 포수 FA도 있지만 양의지와는 급이 다르다. 과거 박경완, 김동수, 진갑용, 조인성 등 정상급 국가대표 포수들은 30대 후반까지 좋은 기량을 유지한 예가 많았다”는 생각을 전했다.

포수 출신 야구인은 “양의지는 포수가 아닌 타격만 떼어놓고 봐도 가치 있는 선수”라며 “리그에서 양의지만큼 파괴력 있는 국내 타자가 몇이나 있나”라고 질문을 던졌다. 설령 나이 때문에 계약기간 후반에는 포수로 쓰지 못하더라도, 타격 능력 하나만으로도 거액을 투자할 가치가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양의지는 대부분의 경기에 지명타자로 나온 2021년에도 WAR 5.74승으로 포수로 나온 2020년(6.00승)과 큰 차이 없는 기여도를 자랑했다. 만 35세 시즌 4년 150억 계약을 맺고 롯데에 돌아온 이대호는 만 40세가 된 올해도 절정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만 36세부터 시작할 양의지 계약도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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