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1라운드 후보로 거론되는 김범석과 김민석(사진=스포츠춘추 배지헌 기자)
롯데의 1라운드 후보로 거론되는 김범석과 김민석(사진=스포츠춘추 배지헌 기자)

[스포츠춘추]

고교 최고 우타자와 좌타자 가운데 롯데는 누굴 선택할까. SSG의 선택은 야수일까, 아니면 투수일까. LG는 신인 지명을 통해 우타거포와 포수를 동시에 보강할 수 있을까. KT는 부족한 내야수부터 뽑을까, 정석대로 투수부터 고를까.

‘드래프트 데이’가 밝았다. KBO는 9월 15일 오후 2시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2023 신인드래프트를 개최한다. 13년 만에 전면드래프트 방식으로 열리는 이번 드래프트에는 고교 졸업 예정자 793명, 대학교 졸업 예정자 359명, 기타 선수 13명 등 총 1,165명이 도전장을 던졌다. 이 가운데 9.4%에 해당하는 최대 110명만이 프로 구단의 부름을 받는다.

드래프트를 앞둔 구단들은 수십 차례 시뮬레이션과 회의를 거쳐 지명 대상자를 추리고 전략을 세웠다. 몇몇 구단은 바로 전날인 14일까지도 마라톤 회의를 거듭하며 조금이라도 좋은 선수를 뽑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다했다. 모 구단 스카우트 팀장은 “올해는 전면드래프트에 얼리드래프트까지 시행하는 첫해라 어느 해보다 변수도 많고 예측하기 어렵다”“매 라운드마다 타임요청과 의외의 ‘얼리픽’이 속출할 것”이라 내다봤다.

롯범석이냐 롯민석이냐, 롯데 선택에 1라운드 판도 요동친다

대구고 에이스 이로운(사진=스포츠춘추 배지헌 기자)
대구고 에이스 이로운(사진=스포츠춘추 배지헌 기자)

그래도 대략적인 1라운드 윤곽은 그려볼 수 있다. 스포츠춘추는 여러 구단 관계자와 스카우트, 아마야구 관계자를 인터뷰해 올해 드래프트 전망과 지명 대상 선수 정보를 수집했다. 이번 드래프트에서 확실한 자리는 딱 두 자리뿐이다. 전체 1순위 한화 김서현(서울고)과 2순위 KIA 윤영철(충암고)만이 예상 가능한 픽이다.

3순위 롯데 자이언츠부터 시나리오가 복잡해진다. 롯데의 선택에 따라서 다음 팀들의 선택이 달라지고, 이 변수가 이후 선택에도 영향을 끼쳐 결국에는 드래프트 전체 판도가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 나비의 날갯짓이 텍사스에 토네이도를 일으킨다는 카오스 이론의 생생한 예시가 될 전망이다.

롯데는 투수보다는 야수 지명에 무게를 두고 있다. 포수 김범석(경남고)과 내야수 김민석(휘문고)이 유력 후보다. 둘 다 고교야구 최고의 타자로 타격 재능만큼은 누구도 의문을 갖지 않는다. 현재 진행 중인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 대표팀에서도 나란히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드래프트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김범석 쪽으로 무게가 쏠리는 분위기였지만, 최근에는 김민석을 지명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다른 구단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제 2의 이정후’라 불리는 김민석은 고교야구 최고의 퓨어 컨택트 히터로 신체조건과 성장 가능성 면에서 좋은 점수를 받는다. 프로 레벨 유격수는 어렵겠지만, 2루와 외야 수비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평도 있다. 롯데에 잘 어울리는 픽이 될 수 있다.

1라운드 지명 예상 후보 명단(표=스포츠춘추 배지헌 기자)
1라운드 지명 예상 후보 명단(표=스포츠춘추 배지헌 기자)

4순위 NC 다이노스는 투수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롯데의 지명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전망. 그러나 5순위 SSG 랜더스는 사정이 다르다. 김민석에게 매우 강한 관심을 보여온 SSG는, 만약 김민석이 앞에서 빠져나갈 경우 투수 쪽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있다. 현재 고교야구 최고의 투수로 한창 기량에 물이 오른 이로운(대구고)이 유력한 후보. 물론 김민석이 차례까지 돌아온다면 망설일 이유가 없다.

6순위 키움 히어로즈는 투수와 타자가 모두 가능한 카드를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앞의 팀과 관계없는 얼리픽, 소신픽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렇게 되면 7순위 LG 트윈스의 선택도 달라질 수 있다. LG는 애초 이진하(장충고) 등 우완투수 지명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고교 최고의 우타거포 김범석을 뽑을 기회가 돌아온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무난한 투수 자원과 최고의 타자 가운데 LG가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이후 1라운드 후반과 2라운드 초반은 고교 상위랭커 투수들의 시간이다. 이호성(인천고), 이진하(장충고), 최준호(북일고), 김정운(대구고), 송영진(대전고) 등이 1라운드 후반에 지명될 만한 후보로 꼽힌다. 여러 관계자와 스카우트는 ‘삼성 라이온즈는 안정성을, 두산 베어스는 신체조건과 잠재력을 우선순위로 고려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10순위 KT 위즈가 팀의 약점인 내야수 지명과 투수 지명 중에 어느 쪽을 택할지도 관심사다. 만약 야수를 지명한다면 대표팀 유격수/3루수 김재상(경기상고), 2루수 문현빈(북일고)이 그나마 1라운드에 가까운 선수. 하지만 모 구단 관계자는 “현재 눈에 보이는 팀의 약점을 신인 지명으로 메꾼다는 건 비현실적인 얘기다. 올해 지명 대상 야수들이 이정후, 강백호 같은 즉시 전력감도 아니지 않은가”라며 “무난하게 투수를 지명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는 의견을 전했다. 

KBO “김유성, 1라운드 지명 불가” 공지…폭탄 돌리기는 2라운드로

김해고 3학년 시절의 김유성(사진=NC)
김해고 3학년 시절의 김유성(사진=NC)

1라운드에서 진땀을 쏙 빼고 나면 2라운드부터 스릴 만점의 폭탄 돌리기가 기다린다. 2라운드 1순위 한화는 1라운드를 돌고 남은 투수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2순위는 박동원 트레이드로 KIA의 지명권을 넘겨받은 키움 차례다. 여기서부터 김유성(고려대)의 이름을 누가 먼저 부를지를 두고 눈치게임 시작이다. 

김유성은 올해 드래프트에 나온 여러 ‘학폭’ 선수 중에 가장 널리 알려진 이름이다. 김해고 시절인 2년 전 NC로부터 1차지명을 받았으나, 중학교 때 학폭이 드러나 지명이 취소됐다. 이후 고려대에 진학해 2학년인 올해 대학리그를 초토화했고, 신설된 ‘얼리 드래프트’ 제도에 따라 프로에 재도전한다. 

150km/h를 가볍게 던지는 패스트볼 구위, 제구력, 신체조건, 성장 가능성만 보면 1라운드 상위 지명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다만 과거 학폭 이력이 만천하에 공개됐고, 아직 피해자의 용서도 받지 못한 상태라 지명하길 꺼리는 구단이 많다. KBO는 14일 “규약에 따라 김유성은 1라운드에서 지명할 수 없다”고 10개 구단에 공지했다. 

구단마다 의견이 엇갈린다. “지명권을 날리기 부담스러운 2라운드 이내 지명은 어렵다”는 의견부터 “그래도 지명할 구단은 할 것”이란 예상까지 다양한 견해가 나온다. 모 구단 관계자는 “모기업 이미지가 중요한 삼성, KT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구단이 2라운드 이후 김유성 지명을 한 번쯤 고민하지 않겠는가”라고 내다봤다. 

2라운드 이후 주요 지명 대상 선수(표=스포츠춘추)
2라운드 이후 주요 지명 대상 선수(표=스포츠춘추)

김유성 외에는 잠재력 있는 고교 투수들이 2라운드 후보로 거론된다. 150km/h을 던지는 고속 사이드암 박명근(라온고), 투타 만능 에이스 박권후(전주고), 강속구 투수 서현원(세광고), 장신 투수 김동규(성남고), ‘제 2의 원태인’ 김기준(경북고), 윤영철과 좌완 원투펀치로 활약한 이태연(충암고), 140km/h대 강속구 사이드암 김관우(마산고), 선린 에이스 계보를 잇는 오상원(선린인고) 등이 2라운드에서 3라운드 사이에 호명될 후보다.

타자로는 인성과 리더십을 겸비한 포수 김동헌(충암고)과 강한 어깨가 장점인 신용석(마산용마고), 대표팀 내야수 문현빈-김재상, 장타력이 뛰어난 3루수 정해원(휘문고), 대표팀 외야수 트리오 정준영(장충고)-박한결(경북고)-김정민(경남고)이 3라운드 이내에 이름이 불릴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고교 최고의 제구력을 자랑하는 사이드암 조경민(강릉고), 변화구 구사능력이 좋은 사이드암 신윤호(장충고), 주포지션은 외야수지만 대형 좌완투수의 자질을 지닌 이준서(서울고)도 상위 라운드 다크호스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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