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좌완 기대주 김윤식(사진=LG)
LG의 좌완 기대주 김윤식(사진=LG)

[스포츠춘추=잠실]

올시즌 LG 트윈스 팬들은 구단 역사에 없던 각종 기록으로 배가 부르다. 

우완 영건 이민호가 LG 역대 만 22세 이하 투수 최초로 두 자리 승리를 거뒀고, 마무리 고우석도 역대 LG 마무리 한 시즌 최다세이브 타이기록을 세웠다. 역대 8번째 25홈런 유격수가 된 오지환의 기록도 자랑스럽다.

그리고 9월 21일 광주 원정에선 좌완투수 김윤식이 또 하나의 의미있는 이정표를 세웠다. 이날 KIA 타이거즈 타선을 6이닝 무실점으로 잠재운 김윤식은 시즌 103이닝으로 역대 LG 좌완 최연소 100이닝의 주인공이 됐다. 1993년 데뷔 시즌 만 22세로 100이닝을 던진 ‘삼손’ 이상훈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김윤식 이전 LG 국내 좌완으로 100이닝을 던진 투수는 총 8명. 원년 MBC 청룡 멤버 유종겸을 시작으로(7회), 이선희, 이국성 등이 청룡 시절 100이닝을 투구했다. 이후 김기범(6회), 이상훈(3회)이 있었고 2000년대에는 이승호(4회), 봉중근(4회), 차우찬(3회)이 LG 좌완 선발 계보를 이어갔다. 차우찬 이후 한동안 끊어졌던 좌완선발 역사가 올해 김윤식으로 되살아난 것이다.

역대 LG 좌완 100이닝 시즌 (MBC 포함)

유종겸 1982, 1983, 1984, 1985, 1986, 1988, 1989 (7회)
김기범 1989, 1991, 1992, 1993, 1995, 1996 (6회)
이승호 2003, 2004, 2005, 2006 (4회)
봉중근 2007, 2008, 2009, 2010 (4회)
이상훈 1993, 1994, 1995 (3회)
차우찬 2017, 2018, 2019 (3회)
이선희 1985 (1회)
이국성 1989 (1회)
김윤식 2022 (1회)

진흥고를 졸업하고 입단한 2020년 김윤식은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경험을 쌓았다. 지난해엔 주로 불펜에서 투구했다. 22일 잠실 롯데전을 앞두고 만난 류지현 감독은 “2년 동안 어떻게 하면 이 친구에게 가장 좋은 상황을 만들어줄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면서 “김윤식이 한번 던지고 나면 회복이 늦다는 점을 고려해, 그럴 바에는 선발로 육성하는 게 좋겠다고 결론 내렸다”고 설명했다.

첫술에 배부를 순 없었다. 한 경기 잘 던진뒤 다음 경기에서 난타당하고 조기강판 당하는 패턴을 되풀이했다. 류 감독은 “선발로서 정립되지 않은 탓에 처음엔 기복도 있었다. 좋은 구종을 갖고도 5회를 못 넘길 때도 있었다”고 돌아봤다.

이후 등판을 거듭하며 김윤식은 점차 긴 이닝을 책임지는 안정적 선발투수로 자리 잡았다. 후반기 두 번째 등판 퀄리티 스타트를 시작으로 2경기 연속 QS를 작성했고, 1경기 크게 무너진 뒤엔 바로 다음 등판에서 데뷔 최다 8이닝을 소화하며 반등했다.

9월 들어선 LG는 물론 리그 전체에서도 최고의 선발투수로 활약 중이다. 4경기 연속 5이닝 이상을 던졌고, 23이닝 동안 단 2실점(1자책)만 허용해 9월 평균자책이 0.39에 달한다. 140km/h 중반대 빠른 볼과 20km/h 가까운 구속 차이를 보이는 체인지업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면서 타자들을 효과적으로 잡아내고 있다. 

류 감독은 “김윤식이 선발로 경험을 쌓으면서 투구수를 관리하는 요령이 생겼고, 자기 공에 대한 확신을 갖고 던지게 됐다”며 “꼭 체인지업을 볼로만 던지지 않고 스트라이크로 던져 땅볼을 잡기도 한다. 2스트라이크에서 빠른 볼 던지다 맞을까 하는 모습도 사라졌다”고 칭찬했다. 김윤식의 장점을 최대한으로 끌어낸 포수 유강남의 리드도 함께 칭찬했다. 

김윤식의 고속 성장과 함께 LG는 시즌 내내 숙제였던 3, 4선발 자리에 가장 이상적인 답을 찾았다. 우완 영건 이민호와 좌완 영건 김윤식, 20대 초반 ‘자체생산’ 선발투수로 3, 4선발 고민을 해결한 것이다. 앞으로 오랫동안 마운드를 책임질 젊은 선발 듀오를 얻은 것은 올 시즌 LG가 얻은 가장 기분 좋은 수확 가운데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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