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KIA 팀 마운드 주축 좌완이 될 김기훈(사진 왼쪽)과 윤영철(사진 오른쪽)(사진=KIA, 스포츠춘추 DB)
향후 KIA 팀 마운드 주축 좌완이 될 김기훈(사진 왼쪽)과 윤영철(사진 오른쪽)(사진=KIA, 스포츠춘추 DB)

[스포츠춘추]

충격적인 9연패에 빠졌을 때만 해도 KIA 타이거즈 5위 자리는 꺼지기 직전의 촛불과도 같았다. 가장 거세게 추격해온 NC 다이노스와의 원정 3연전은 오랜 기간 지켜온 5위 자리를 내놓아야 할 분위기로 흘러갔다. 

창원 원정 3연전을 앞둔 KIA와 NC의 경기 차는 불과 0.5경기 차에 불과했다. NC는 구창모와 드류 루친스키를 표적 등판으로 내세워 순위를 우선 뒤집고자 했다. 하지만, KIA의 추락을 예상했던 지배적인 여론과 반대로 위기의 순간 타이거즈의 저력이 발휘됐다. 그 중심은 ‘신·구 좌완 선발 듀오’였다. 

9연패 충격 KIA를 되살린 건 결국 신·구 좌완 선발 듀오였다

KBO리그 최초 8시즌 연속 170이닝 소화 기록을 달성한 양현종(사진=KIA)
KBO리그 최초 8시즌 연속 170이닝 소화 기록을 달성한 양현종(사진=KIA)

최근 길어진 부진으로 많은 비판을 받았던 양현종은 9월 22일 경기에서 5이닝 5피안타 5탈삼진 1실점 호투로 ‘대투수’의 자존심을 세웠다. 상대 선발 구창모를 1회 3득점으로 초반에 공략한 KIA는 마운드의 힘으로 3대 1 승리를 통해 9연패에서 극적으로 탈출했다. 다음 날 경기에서 패한 KIA는 다시 쫓기는 신세가 됐다.

다시 순위가 뒤집힐 위기에서 또 구원자로 나선 건 이의리였다. 이의리는 24일 경기에서 6이닝 동안 6사사구를 내주는 제구력 난조 속에서도 2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3대 0 팀 승리를 이끌었다. 3회 말 3연속 볼넷으로 허용한 무사 만루 위기에서 후속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괴력이 인상 깊었다. 

양현종과 이의리의 활약상 덕분에 KIA는 다시 1.5경기 차로 NC의 추격을 따돌릴 수 있었다. 무엇보다 패배한 23일 경기에서도 희망이 보였다. 바로 상무야구단에서 제대한 뒤 곧바로 1군 복귀전을 치른 또 다른 좌완 강속구 투수 김기훈의 성장을 확인한 까닭이다. 

김기훈은 2022시즌 상무야구단 소속으로 퓨처스리그 16경기 등판 6승 2패 평균자책 2.95 94탈삼진 36사사구를 기록한 뒤 팀으로 복귀했다. 퓨처스리그 호성적을 바탕으로 제대 다음 날 곧바로 1군에 등록된 김기훈은 복귀전부터 1사 만루라는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김기훈은 닉 마티니와 노진혁을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인상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특히 최고 구속 149km/h 속구가 스트라이크 존으로 꽂히면서 삼진이 나온 장면은 감탄사를 연이어 불러일으킬 정도였다. 

비록 4회 말 1실점을 기록했지만, 김기훈은 2사 만루 위기에서 양의지를 유격수 뜬공으로 잡고 추가 실점을 막았다. 140km/h 초반대 구속을 보였던 입대 전보다 구속이 확연히 오른 동시에 제구까지 잡힌 그림으로 KIA 팬들을 설레게 한 김기훈의 복귀전 투구였다. 

성공한 '좌완 덕후' KIA, 어리고 유망한 좌완들이 차고 넘친다

이미 국가대표 경력까지 쌓은 데뷔 3년 차 이의리의 성장세가 무섭다(사진=KIA)
이미 국가대표 경력까지 쌓은 데뷔 3년 차 이의리의 성장세가 무섭다(사진=KIA)

KIA는 KBO리그에서 명실상부한 ‘좌완 부자’이자 ‘좌완 덕후’다. 2022시즌 외국인 선발 투수 2명(션 놀린, 토마스 파노니)도 모두 좌완 투수에다 양현종, 이의리, 김기훈까지 토종 좌완 선발 트리오까지 구축할 수 있다. 주축 선발 투수 5명을 모두 좌완으로만 채울 수 있는 유일한 팀이다. 

게다가 KIA가 2023년 KBO 신인 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지명한 선수도 충암고등학교 투수 좌완 윤영철이다. 고교 좌완 최대어로 평가받는 윤영철을 지명한 KIA는 극단적으로 2023시즌 좌완으로만 6선발을 운영이 가능할 정도다. 윤영철마저 1군 무대에 곧바로 연착륙한다면 그보다 더 행복한 KIA의 시나리오는 없다. 

앞서 언급한 좌완들뿐만 아니라 불펜에서 필승조 역할을 맡은 이준영과 더불어 롱릴리프 자원인 김유신도 1군에서 쏠쏠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외에도 트레이드로 데려온 김정빈과 2022년 KBO 신인 2차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지명한 최지민도 2군에서 준비 중이다. 

여기에 군 복무 중인 장민기와 더불어 이번 신인 드래프트 때 뽑은 김세일(4라운드 지명 마산용마고)과 곽도규(5라운드 지명 공주고)도 젊은 좌완 자원들이다. 말 그대로 좌완 부자이자 좌완 덕후인 KIA가 듣기만 해도 흐뭇한 이름들이다. 

한 야구계 관계자는 “KIA 구단이 최근 몇 년 동안 좋은 좌완 자원들 잘 뽑고 잘 키우고 있다. 현재 대부분 팀 중심 타선을 살펴보면 좌타자 비중이 꽤 높아졌다. 거기에 향후 시프트 규제나 견제구 제한 규정이 도입된다면 발 빠른 좌타자 자원 선호도가 꽤 높아질 거다. 그럴 경우 지금보다 더 좌완의 가치가 커질 수밖에 없다. 결국, 좌완 투수 자원이 풍족한 KIA가 향후 오랜 기간 팀 마운드 전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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